𝐆𝐁𝐊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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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락, 우거진 수풀 사이에서 무엇인가 움직입니다. 무성한 푸른 빛 틈새로 흰 털가죽이 시야에 스칩니다. 당신이 한껏 당겼던 활시위를 놓으면 서늘한 공기를 가르는 바람 소리와 함께, 살점을 파고드는 진득한 마찰음. 그리고. 찢어지는 인간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왕이여, 이곳은 맹세를 파묻은 자리입니다. 감히 이것이 모두 당신을 위한 일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왕이여,신은 당신을 위해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 드린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왕이여,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하소서. 신이 무릎을 꿇는 곳은, 오직 당신의 앞입니다.
마치 악만을 남겨 유전하려는 것 같아. 무엇이 악을 형성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여행 3일차, 잠에서 깬 키쇼의 머리는 몽롱합니다. 기억을 더듬어서 어젯 밤으로 돌아가면… 술을 엄청 마시고 칸나즈키 미코와… 어라. 그와… 뭐했죠?
아무것도 아닌 자가 말했습니다. “용의 심장을 녹여주어야 합니다.” 그러자 왕은 왕자님에게 무슨 희생을 치뤄서라도 왕국을 구해내기를 명했습니다. …어느덧 용의 탑을 방문하는 날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얼음송곳 같은 눈발이 흩날리고 칼처럼 날카로운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바닥에 널브러진 몸은 얼어붙은 설원에 버려진 채 시체가 되겠지요. 최강의 인류라는 명성이 애석하게도 무덤 하나 없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입니다. 가물가물해지는 시야 사이로, 당신이 말했습니다. “죽지 마세요.”
인류는 사라진 낙원을 다시 만들기를 원했어. 영생의 낙원으로 가는 ■■■에는 대가가 있었고, 나는 당신을 죽이고 숨 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지. 우리보다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가라앉아 이 호흡을 멈추고 싶었는데.
늦은 장마가 시작할 모양이라던가요. 한기가 서린 창문을 커튼으로 가리기 위해 몸을 일으키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찰박찰박. 이어서 물을 머금은 발걸음 소리. 그리고 당신을 부르는... 살인자의 목소리가.
한 남자가 침묵을 깨고 “1, 128억 달러!”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경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보석의 광채는 마치 작열하는 태양과 같습니다. 부디 탐욕에 눈이 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아, 맞아요. 당신은 신입니다. 이 신전도 당신의 신전이었죠. 왜 그런 중요한 것을 잊었을까요. …아니, 잊은 게 아닙니다.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저 잠시, 한눈을 팔았던 모양입니다.